위례신도시 철도 신설 무기한 연기… 주민들 집단 반발
위례신도시 주민들이 철도 신설의 잇따른 지연에 강한 반발을 보이며 집단행동에 돌입했습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행정소송은 물론, 대규모 집회까지 예고하고 나선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을 넘어서, 약속된 광역교통계획의 실현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데 대한 실망과 분노의 표현으로 읽히고 있습니다.
위례신도시는 지난 2008년부터 조성된 수도권 대표 신도시로, 당시부터 교통 인프라 확충이 핵심 과제로 지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17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철도망 구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은 ‘기만당했다’는 표현까지 쓰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위례신사선 지연의 배경… 무산된 민자사업과 재정사업 전환
위례신사선은 위례신도시와 서울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을 연결하는 경전철 노선으로, 수도권 남부와 강남권을 직결하는 교통망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2008년 위례신도시 개발 당시부터 포함됐던 계획이었으며, 교통 혼잡을 해소하고 서울 도심 접근성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이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2016년 사업의 민간투자자인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철수하고, 이후 우선협상자인 GS건설 컨소시엄마저 사업을 포기하면서 위례신사선은 좌초 위기를 맞았습니다. 서울시는 새로운 민간 사업자를 찾기 위해 두 차례에 걸쳐 공모를 진행했지만, 높은 공사비 부담 등으로 참여 기업이 없어 유찰되었습니다.
결국 서울시는 작년 11월, 민자사업 추진이 어렵다고 판단하고 재정투자사업으로 전환을 결정했습니다. 이는 정부 재정을 투입해 직접 철도를 건설하겠다는 방안이지만, 이 또한 예비타당성조사 등 까다로운 행정 절차를 거쳐야 해 사업 착공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2018년 통과된 예타를 다시? 주민들 “명백한 기만” 주장
시민들의 반발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위례신사선은 이미 2018년에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던 사업임에도, 재정사업으로 전환되면서 2025년에 다시 예타를 진행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제시된 상태입니다. 이에 대해 위례신도시시민연합은 “이미 통과된 예타를 다시 진행하겠다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민자사업 해지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오는 6월 변론이 열릴 예정입니다. 이와 함께 오는 5월 16일 서울시청 앞에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를 대상으로 철도 신설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약속된 광역교통대책… 1조6800억 부담에도 현실은 ‘교통 사각지대’
위례신도시 주민들의 분노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습니다. 신도시 개발 당시 국토교통부는 광역교통대책의 일환으로 위례신사선과 위례과천선 등의 철도 계획을 약속했습니다. 이에 따라 위례 주민들은 주택 분양과 동시에 약 1조 6800억 원에 이르는 광역교통분담금을 부담했습니다.
이 중 약 4300억원이 위례신사선과 위례과천선에 투입될 예정이었지만, 실제로는 착공이 지연되거나 계획에서 제외되는 등 실효성 있는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시민연합 측의 주장입니다. 다시 말해, 주민들은 비용을 부담했지만 이에 상응하는 교통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위례과천선 노선서 위례 제외… 주민들 "배신감"
더 큰 충격은 최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위례과천선 노선도에서 비롯됐습니다. 위례과천선은 과천, 강남, 송파를 잇는 광역철도 노선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정작 위례 중심부 경유 노선이 사라지고 문정동과 복정역까지만 노선이 설정됐습니다.
이에 대해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위례를 경유하기로 했던 원안이 사실상 무산됐다”며 “문정-압구정 경유 노선으로 바뀐 것은 위례신도시를 철저히 배제한 결정”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광역교통대책에서 위례가 점차 배제되고 있다는 인식으로 이어지며 불신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위례 교통지연, 부동산 시장에도 직격탄
이 같은 교통 인프라 지연은 위례신도시 부동산 시장에도 직격탄을 날리고 있습니다. 서울 송파구와 인접해 있음에도, 교통 접근성의 문제로 인해 집값이 다른 지역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하남시 위례롯데캐슬 전용 84㎡의 최근 거래가는 약 12억 6800만 원으로, 2021년 9월 최고가(14억 9000만 원) 대비 약 85%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성남시에 속한 힐스테이트위례 전용 99㎡ 또한 최고가(20억 5000만 원) 대비 17억 2000만 원으로 약 84%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는 교통망 미비로 인한 주거 선호도 저하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위례 교통문제, 단순한 민원 아닌 정책 신뢰의 문제
위례신도시의 철도 인프라 지연 문제는 단순한 지역 민원 수준을 넘어서, 국가와 지자체의 약속과 신뢰 문제가 걸린 중대한 사안입니다. 주민들은 약속된 교통망을 믿고 막대한 분담금을 부담하며 신도시에 입주했지만, 1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철도는 착공조차 되지 않았습니다.
정부와 지자체는 형식적인 행정 절차보다 실질적인 조치를 통해, 주민들과의 신뢰를 회복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위례신사선과 위례과천선 등 핵심 노선이 실제로 착공되고 완공되기까지 투명하고 책임 있는 추진이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위례 교통망의 조속한 확충은 단지 위례 주민만의 문제가 아닌, 수도권 전체의 균형 있는 발전과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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